신한 익스페이스 명동역점 입면설계

신한 익스페이스 명동역점 입면 레노베이션을 위한 지명현상 당선

서울시 중구 퇴계로

2018 년 11월 – 2021년 2월

협업 :  Atelier KI JUN KIM

사진 : 윤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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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ACKGROUND / 배경

건물은 지하철 명동역에 인접한 상업거리에 위치한다. 근대 이후 문화위락의 중심지로 급격하게 성장한 명동거리는 발전과 정체의 과정을 거쳐 현재 서울을 대표하는 상업, 관광지역으로 자리잡았다. 1992년 명동 8가길과 명동 6길이 만나는 모퉁이에 건설된 신한은행 명동역 지점 건물은 2018년 초 전체 증, 개축이 결정되었다. 건물 내, 외부의 개선을 통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금융정보와 서비스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업가로의 중심에서 해당 기업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건축물로 거듭나는 것이 이번 외관 특화설계 프로젝트의 주요 목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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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PES ON THE CORNER / 유리장막

예술사에서 직물을 늘어뜨리거나 장막을 드리우는 행위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인물을 감싸는 것은 대상의 지위나 명예를 돋보이게 하고, 관찰자로 하여금 장막으로 가려진 영역은 그 너머 기대감과 경외감을 가지게 만든다. 본 프로젝트에서 외피가 표상하는 장막은 은유적인 장치인 동시에, 주변 분위기로부터 건물을 적절히 구별하기 위한 도구이다. 부드럽게 일렁이는 곡면유리는 기존 건물을 감싸는 가운데 시시각각 변하는 빛과 모습을 담는 오브제의 성격을 부여한다.

건물을 감싸는 유리장막은 교차하는 도로의 폭과 성격을 고려하여10m 도로를 향해서는 세 층, 6m 도로를 향해 한 층, 그리고 모퉁이에서는 두 층 높이 만큼 들어 올려지며 하부에는 출입구를 포함한 상업공간이 위치한다. 다양한 층위에서 건물의 내부를 가리거나 드러내는 장막은 건물 앞을 오가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THE CORNER SITE / 모퉁이

프란체스코 보로미니(Francesco Borromini)가 설계한 로마의 산 카를로 알레 콰트로 폰타네 성당(Chiesa di San Carlo alle Quattro Fontane)이 종교건축임에도 코너의 조각과 분수를 통해 가로공간에 의미 있는 쉼표를 제공했던 것처럼, 높은 지가의 명동의 사거리에 금융회사의 건축물이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건물의 공간적 이익 창출에만 그치지 않고, 보행자와 잠재적 고객에게 실제적 공공편익을 제공할 수 있을 때 증축은 더 큰 가치를 아우를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코너부 출입구 전면에 위치한 오목한 호 형태의 벽, 조경과 가구가 놓인 바닥 그리고 거울 천장으로 둘러싸인 모퉁이의 공공기여 공간은 언제든 쉬고 머물 수 있는 도시적 거실로서 주변과 지속적인 유대를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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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IDIFIED WAVES (MOVEMENT) / 고정된 파동

, 금속, 유리와 같이 단단한 재료를 부드럽고 역동적인 형태로 구현하려는 시도는 건축과 조형의 역사에서 중요하게 다뤄져 왔다. 주름의 입면 개념을 구현하기 위해 우리는 장막 혹은 면포가 흔들릴 때의 동적 속성과 부드럽고 따뜻한 질감에 주목했다. 

입면은 부분과 전체가 연동하여 움직이는 키네틱 파사드 (KINETIC FACADE)가 아닌 조형의 본질적 원리와 순간을 포착한 채 고정된 통제된 복잡성(CONTROLLED COMPLEXITY)을 보여준다. 단순한 조형원리로 반복되는 모듈은 건물 전체 이미지의 복잡성을 높이며, 관찰자가 특정 형태가 아닌 비유와 상징으로 쉽게 연결될 수 있는 유사 인상으로 대상을 기억하게 한다. 파사드는 어느 한 지점에서도 동일한 모습이 아닌, 이동하는 시선 속에서 끊임없이 변하는 형상으로 인지된다. 유리 표면에는 지름이 점층적으로 변화하는 세라믹 도트 프릿(DOT FRITS)이 코팅되어 건물 내, 외부를 적절히 차폐하며, 차갑고 견고한 유리표면 위에 부드러운 면포의 빛과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질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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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ASS MODULES / 유리 모듈

파사드의 기본 모듈은 복층 유리와 그 사이의 아르곤 가스층, 복사열을 차단하는 로이코팅, 차양 및 시선조절을 위한 세라믹 도트프릿 등 여러 켜로 구성된 두께 41.52mm의 단열 구조체이다. 다양한 층위로 인해 유리 장막의 유려한 인상을 저해하지 않도록 반사값과 투영도 검수 등의 목업(MOCK-UP) 테스트를 거친 후 최종 14 종류, 320개의 곡면유리 모듈로 제작되었다.

모듈의 폭은 675mm, 1350mm, 2025mm 세 종류로, 곡면인 상층부과 평활한 하층부로 구분되며, 여기에 모퉁이를 위한 호 형태의 모듈이 더해졌다. 2차원 곡면 유리를 지지하는 커튼월 프레임은 고강도 철제를 사용하여 각 부재의 단면치수를 최대한 줄였다. 45mm와 길이 150mm의 수직 철제 멀리언은 압출이 불가능한 자재의 특성으로 인해 절곡으로 제작되었고, 멀리언과 모듈의 연결 부위는 3D 프린팅 목업을 통해 이중 클램프 방식이 고안되었다. 곡선을 따르는 수평재 트랜섬은 각 면에 해당하는 철판을 CNC로 가공한 후 용접으로 조립하는 빌트업(BUILT-UP)방식으로 구현했다. 일반적인 곡면구간에 적용된 트랜섬은 100mm ,100mm 길이, 돌출의 차이로 얕은 음영을 만드는 부분의 트랜섬은 길이 50mm, 100mm이다.

골조와 커튼월 시스템의 연결 부분의 골조는 철제 거푸집을 통해 정밀도를 높였음에도 허용오차를 넘어서 사전 제작된 이중 철재 브라켓을 재가공한 뒤 커튼월과 골조를 결속시킬 수 있었다.

유리가 부드럽게 물결치는 표면을 그대로 보여주려는 설계의 기본 방향에 따라 4변 모두 히든 바(HIDDEN-BAR) 타입으로 구축하고 유리와 유리 사이에는 코킹을 채웠다. 당시 국내에는 해당 곡면 파사드와 기술적으로 동일한 사례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성능 구현을 위해 전체 시공 전 제작된 2개층의 1:1 목업에 직접 풍하중에 대한 구조안정성, 기밀성, 수밀성에 관련한 성능시험을 수행했다. 

 

IMPROVISATION / 변주

유리모듈들은 하단부와 부분적으로 모듈 사이사이에 두 종류의 단면을 가진다. 이는 반사재인 스테인리스 스틸 수퍼미러로 채워지는 가운데 관찰자와 주변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며, 파사드의 주요 구성요소로서 작용한다. 

첫번째는 곡면구간 하단에서 최대 76cm 폭의 파장을 보이는 캐노피이다. 곡면유리 구간의 하단 캐노피는 인접한 환경에 따라 세 레벨에서 구현된다.  6m 도로에 면한 입면에서는 2층 바닥 레벨에 위치해 보행자들의 눈높이에서 쉽게 인지되며, 모퉁이에서는 3층 레벨에서 가장 깊고 넓게 돌출하여 공공기여공간의 천장면이 된다. 마지막으로 10m 도로를 향해 4층 바닥에서 내민 캐노피는 3층 내부에서 유리천장을 통해 근접해 바라볼 수 있다. 

두번째는 연속된 곡면의 곳곳에 돌출 거리가 미묘한 차이를 보이도록 고안된 단면이다. 동일한 곡률을 가진 대칭된 모듈이 일정한 패턴 속에서 수직적으로 마주할 때 발생하며, 깊이 15cm 이내에서 모듈의 폭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이는 수평적으로 일렁이는 입면의 리듬에 활기를 더하는 쉼표로써 작용하며 동시에 내부 공간의 층위를 암시하여 건축적 파사드의 성격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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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익스페이스 명동역점 입면설계_공간지 게재

2021. 5월

협업 :  Atelier KI JUN KIM

사진 : 윤준환

 

https://vmspace.com/report/report_view.html?base_seq=MTQz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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